충분한 쉬는 시간을 가진 뒤 또 다른 재판을 하는 줄 알았다. 흔치 않은 장면이라 그 일이 기억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아주머니께서는 천천히 그날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재판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검사와 판사가 추궁하듯 계속 질문을 날카롭게 하자 아주머니는 약간 당황스러워 하시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차분히 하나하나 답변을 하셨다. 나는 순간 이 분이 속기사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는 사이에 금방 다른 피고와 변호사가 나와서 또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역시 이번에도 재판은 순식간에 끝나버리고 말았다. 당시에는 그냥 남녀 사이의 애정문제로 인한 싸움이라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다고 했다.. 잠시 멍해지는 순간이었다. 드디어 나는 법원 안으로 들어섰다. 친구들과 같이 가려고 했지만 다들 시험 기간이라 바빠서 어쩔 수 없이 혼자 법원을 찾게 되었다. 그런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곳에 검색대가 있었다. 여기저기 기웃기웃 거리는데, 잘못 증언을 하면 나중에 위증죄가 될 수도 있으니 떨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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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김승민
법원 방청 견학문
지난주부터 계속 가려고 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서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오늘 4월 2일 법정 견학을 다녀왔다. 친구들과 같이 가려고 했지만 다들 시험 기간이라 바빠서 어쩔 수 없이 혼자 법원을 찾게 되었다. 길치인 나로서 과연 잘 찾아 갈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이도 물어물어 무사히 법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법원 정문에 딱 섰을 때, 재판받으러 온 것도 아닌데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조금 겁이 많은 내가 낯선 장소에 혼자 와서 그런지 더 긴장되고 떨리는 것 같았다. 더군다나 내가 법원에 오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인지라 더욱 떨리고, 한편으론 재판하는 모습을 난생 처음 실제 그대로 보게 된다고 생각하니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설렜다.
드디어 나는 법원 안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난관에 봉착했다. 안내판을 봐도 도통 뭐가 뭔지 모르겠고 어디로 가야 될지 몰라 한참을 이리저리 헤맸다. 그러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아저씨 한분께 법정 견학을 하러 왔는데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은행 2층으로 가면 된다고 하셔서 그곳으로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곳에 검색대가 있었다. 순간 당황하였지만 당연히 무사통과하고 2층으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올라가고 나서부터 또 문제였다. 여러 법정이 있는데 도대체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 여간 고민되는 것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기웃기웃 거리는데, 변호사로 보이는 분이 어떤 아주머니께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증언을 할 때 본대로 있었던 일만 이야기를 정확하게 하라고, 잘못 증언을 하면 나중에 위증죄가 될 수도 있으니 떨지 말고 그냥 본대로 정확하고 자신 있게 말을 하라고 이야기하고 계셨다. 그러고는 곧 230호 법정으로 모두들 들어가셨다.
고민하던 나는 그냥 이왕 이렇게 된 거 궁금하기도 하고 그분들이 들어간 법정에 들어가기로 했다. 떨리는 맘으로 드디어 법정에 들어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곳저곳 천천히 둘러보는데 갑자기 긴장이 되고 떨렸다. 괜히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판사님이 들어오시면서 뒤쪽에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달라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순간 놀랐지만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판사님이 자리에 앉고 나자 다시 자리에 앉으라는 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재판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이란 말인가 무슨 내용의 재판인가 내가 파악하기도 전에 순식간에 재판이 끝나버린 것이다. 정말로 황당하고 난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금방 다른 피고와 변호사가 나와서 또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역시 이번에도 재판은 순식간에 끝나버리고 말았다. 잠시 멍해지는 순간이었다.
사실 나는 여러 개의 재판을 이렇게 한명의 판사가 계속 연이어서 하는지 몰랐다. 하나의 재판이 끝나면 판사가 나갔다가, 충분한 쉬는 시간을 가진 뒤 또 다른 재판을 하는 줄 알았다. 그동안 내 가까운 사람이 재판을 해 본적도 없고 법정에 올 일이 없었던 나로서는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재판은 어느 영화에서처럼 오랜 시간동안 긴장감이 도는 그런 것이 아닌 것이다. 그나저나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재판이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이루어 져야 내가 견학을 다녀온 감상을 쓸 수 있을 텐데 다음 재판도 계속 이렇게 일찍 끝나 버린다면 정말 걱정스러웠다.
다행이도 다음에 이어진 재판은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진행이 되었다. 그런데 이 재판은 오늘이 처음 재판이 아닌듯하였다. 피고인이 죄수복을 입고 등장하였다. 어쨌든 이번에는 정신을 제대로 차리고 재판에 집중했다. 오늘이 처음 재판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피고인이 무고죄로 기소되었다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무고죄가 무엇인지 자세히 모르겠지만 재판을 지켜보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리라. 이번 재판에는 증인도 등장을 했다. 증인은 아까 내가 보았던 바로 그 아주머니였다. 아주머니께서 증언대에 올라서자 어떤 사람이 증인 선서를 시켰다. 아주머니께서는 증인 선서를 하셨고, 변호사가 그 아주머니께 사건일이라 생각되는 ‘그날’ 본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하셨다. 아주머니께서는 천천히 그날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말인즉슨 그날 아주머니께서는 자기 아이와 함께 아파트 단지에서 산책을 하셨다고 했다. 산책을 하던 중 위쪽 주차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쳐다보니 피고인이 어떤 여자에게 멱살을 아주 꽉 잡힌 상태로 온갖 폭언을 당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남자가 여자를 밀치거나 할 텐데 그 남자는 그냥 멱살을 꽉 잡힌 상태로 가만히 욕설을 듣고 있었다고 한다. 흔치 않은 장면이라 그 일이 기억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그냥 남녀 사이의 애정문제로 인한 싸움이라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다고 했다. 그날 멱살을 잡힌 채 있던 남자가 바로 재판에 나와 있는 피고인이었다는 말이었다. 나중에 동네에 이 당시의 일을 목격하신 분을 찾는다는 플랜카드가 붙었고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아주머니는 아저씨가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쓰셨다고 판단해서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주고 싶어서, 피고인과는 아무 사이도 아니지만 증언을 하러 나왔다고 말하셨다. 나는 아주머니의 증언을 듣던 증 신기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재판장 가운데 쪽에 한 여자 분께서 아주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을 하나도 빠지지 않고 노트북에 치고 계셨다. 나는 순간 이 분이 속기사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무래도 그 분께서 치시는 내용이 판사의 앞에 있는 노트북과 연결되어 그 곳에 내용이 보내지는 것 같았다. 역시 판사는 노트북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며 증언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그 질문들에 대해 아주머니는 그날 일을 더 자세히 떠올리려 노력하며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것 같았다. 검사와 판사가 추궁하듯 계속 질문을 날카롭게 하자 아주머니는 약간 당황스러워 하시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차분히 하나하나 답변을 하셨다. 보는 내가 다 떨리고 두려웠다. 만약 내가 저 증언대에 선다면 저러한 질문들에 대해 떨지 않고 차근차근 잘 말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자신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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