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다를 읽고나서 한국학,,신윤복의 풍속화는 김홍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모르는 여자를 만나면 차선으로 얼굴을 가려 내외를 해야 했다. 어쩌면 그의 그림에 나오는 사람들 중 자기 자신을 모델로 그린 인물이 있을지도 모른다. 신윤복을 이해할 때 그에 대한 정보가 거의 남겨지지 않아 상상을 한 걸음 뗀 자리에서 멈춰버리기 일쑤였다. 신윤복이 수많은 풍속화를 그린 것으로 미루어 보아 신윤복 자신이 그런 광경을 많이 보았거나 겪어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김홍도와 신윤복 모두는 서민들의 힘든 삶 자체를 표현하려 했고 서민들의 팍팍한 삶속에서 드러나는 생동감을 포착하려 했지만 김홍도는 선이 굵고 남성적이라면 신윤복은 섬세하고 여성적이다. 신윤복은 일상생활을 담은 그림들을 주로 그렸다. 김홍도의 작품 ‘행상’은 신윤복의 ‘두 여인’과 구도가 매우 비슷하다. 신윤복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이 책을 쓴 저자가 신윤복을 이해하고 이런 글을 썼다는 것이 ......
한국학, 그림을 그리다를 읽고나서
한국학, 그림을 그리다를 읽고나서
한국학, 그림을 그리다를 읽고나서 : 신윤복과의 시대를 뛰어넘은 대화
예술작품에도 진짜와 가짜가 있다. 진짜 예술작품은 그 작품을 볼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한다. 하지만 가짜는 한번 보고난 후 다시 볼 때 예전과 다를 게 없다. 그런 점에서 신윤복은 진짜 작품을 후대에 남긴 화가이다. 신윤복의 작품을 모방하여 그린 작품들이 많다. 하지만 신윤복에겐 있지만 그 작품들에는 없는 것이 있다. 당시 신분제를 나타내는 의복을 입는 방식이라든가 화면배치에서 집중과 분산이다. 그래서 신윤복의 작품은 명작이고 모방작들은 아류작들이다. 그리고 후대 사람들이 이를 알아본다. 이것은 신윤복과 관람객의 시대를 뛰어넘은 대화이다. 신윤복은 조선 후기에 활동했던 화가이다. 그에 대한 기록은 현재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그가 남긴 그림들은 그의 예술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신윤복은 일상생활을 담은 그림들을 주로 그렸다. 이 그림들에서 신윤복의 예술관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사람 사는 모습 등을 알 수 있어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그런 면에서는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신윤복의 그림들 중 내가 의아해 했던 것은 다름 아닌 기녀를 그린 작품들이었다. 어째서 신윤복은 보잘것없는 기녀들을 그린 것일까 기녀는 당시 노비와도 같은 계층의 사람들이었는데도 말이다. 신윤복이 그린 기생에 관한 그림 중 인상적인 그림이 하나 있었다. 그 그림은 ‘주막에서 술을 기다리며’였는데 한 기녀와 조금 늙은 기녀와 아기가 등장한 그림이었다. 신윤복은 이 그림을 통해 태어날 때부터 하위계층이었던 기녀들의 반복되는 일생을 표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신윤복은 중인인 화가 신한평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화가가 되었다. 그 당시 조선에서 화가의 지위는 상당히 낮아 당대 최고중 한명인 화가였지만 능력에 비해 대접받지 못했다. 신윤복은 기녀들을 보고 중인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태어나 화가라는 이유로 여러 제한이나 차별이 많아 분하거나 서러웠던 자신을 호소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신윤복이 남긴 수많은 그림들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람들의 일상을 그린 풍속화다. 신윤복이 수많은 풍속화를 그린 것으로 미루어 보아 신윤복 자신이 그런 광경을 많이 보았거나 겪어보았을 것이다. 이것은 신윤복이 그런 낮은 사람들의 생활에 관심이 많았다는 끗이고 각별한 관심은 사람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어쩌면 그의 그림에 나오는 사람들 중 자기 자신을 모델로 그린 인물이 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술집에서 난동부리는 사람이나 그걸 말리는 사람 일 수도 있다.
신윤복의 풍속화는 김홍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신윤복은 거기에 머물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그림을 창조해 내려고 노력했다. 김홍도의 작품 ‘행상’은 신윤복의 ‘두 여인’과 구도가 매우 비슷하다. 그러나 김홍도의 그림은 신윤복의 그림에 비해 투박하다. ‘행상’에서 김홍도가 그린 여인은 삶의 팍팍함을 잘 나타내고 있다. 반면 신윤복이 그린 여인은 왠지 모르게 한눈에 여자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분위기를 낸다. 이러한 점에서 김홍도와 신윤복 모두는 서민들의 힘든 삶 자체를 표현하려 했고 서민들의 팍팍한 삶속에서 드러나는 생동감을 포착하려 했지만 김홍도는 선이 굵고 남성적이라면 신윤복은 섬세하고 여성적이다. 신윤복의 그림에는 사회를 비판하는 풍자적인 내용도 담겨있다. 신윤복의 ‘길 위에서 시주를 청하다’는 시주받는 사람들이 가짜인줄도 모르고 시주를 하는 여인들과 여인들을 지켜보는 선비가 그려져 있었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모르는 여자를 만나면 차선으로 얼굴을 가려 내외를 해야 했다. 선비는 가짜에 속아 시주하는 여인들을 어리석다고 비난하면서도 내외를 한다고 가지고 나온 차선으로 얼굴도 가리지 않는 선비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한다. 나는 신윤복이 조선시대 양반들의 이러한 이중적인 모습을 비판하려는 목적으로 이런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 글을 쓰는 동안 신윤복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되었다. 신윤복을 이해할 때 그에 대한 정보가 거의 남겨지지 않아 상상을 한 걸음 뗀 자리에서 멈춰버리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어떨 때는 신윤복이 싫어지기도 했다. 신윤복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이 책을 쓴 저자가 신윤복을 이해하고 이런 글을 썼다는 것이 놀라웠다.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나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타인을 이해하기 힘든 건 당연한 것일 텐데 새삼 그런 생각을 한 것이다. 신윤복의 작품들이 많은 간송미술관에 어느 날 갔을 때 그림 속에서 신윤복이 던지는 질문을 내가 이해한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한 사람의 예술가를 조금이나마 이해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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