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구를 듣고 나서는 더욱 몸이 달아올라 이어서 시에 화답하였다.1. . 사흘 후에 이웃 처녀인 정씨, 지면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겠노라고 약속했다. 「등목취유취경원기」 영가 땅에 등목이라는 노총각이 있었는데, 방화가 눈물을 흘리며, 과시(科試)를 보기 위해 임안으로 가서 그곳 산수(山水)를 구경하며 거닐다가 문득 취경원에 이르게 되었다. 「만복사저포기」 전라도 남원 부의 만복사 동편 골방에 양씨 성의 서생이 부모를 일찍 여의고 노총각으로 외롭게 살고 있었다. 양생은 장가도 가지 않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약초를 캐면서 생을 살았는데, ꡐ송나라 때 궁인(宮人) 방화(芳華)로서 23세에 죽어 취경원 곁에 묻혔더니 오늘 낭군을 만나게 되었다. 생은 처음에 미인의 용모를 보고 연정을 금치 못하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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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사저포기」와 「등목취유취경원기」의 비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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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작품의 줄거리
2.1. 「만복사저포기」
전라도 남원 부의 만복사 동편 골방에 양씨 성의 서생이 부모를 일찍 여의고 노총각으로 외롭게 살고 있었다. 이 고장 청춘남녀들이 만복사를 찾아가 향불을 피우고 각기 소원을 비는 어느 봄날 양생은 부처님께 소원을 빌면서 저포 놀이를 하자고 한다. 양생은 자기가 이기면 부처님이 아름다운 배필을 구해주고, 지면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겠노라고 약속했다. 저포놀이에서 승리한 양생은 불좌 밑에 숨어서 배필을 기다린다. 드디어 선녀와도 같이 아름답게 생긴 젊은 여인이 부처님 앞에 나타난다. 그녀는 불전 앞에 향을 꽂은 후에 절을 하고 축원문을 읽기 시작한다. 초야에 왜구가 쳐들어 와서 깊숙한 골방에 숨어서 정절을 지키면서 3년을 독수공방으로 지냈다는 사연을 읽으면서 부처님께 배필을 정해 달라고 기원한다. 마음을 걷잡을 수 없는 양생은 불좌 밑에서 뛰어 나와서 그녀와 다정한 정회를 나눈다. 양생은 새벽에 그녀를 따라 다북쑥 넝쿨이 우거진 집으로 가서 같이 지낸다. 사흘 후에 이웃 처녀인 정씨, 오씨, 김씨, 유씨 들을 불러 잔치를 한다. 잔치가 끝나자 그녀는 은주발 하나를 주면서 내일 보련사 길목에서 기다리겠노라고 한다. 다음날 약속대로 그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어느 사족이 지나가다가 자기 집의 물건이라고 하자 전날 여인과 약속한 일을 그대로 말한다. 이야기를 들은 그 부모는 조금 뒤에 가지 딸과 같이 오라면서 먼저 떠난다. 양생은 그녀와 같이 절로 들어가는데, 가족은 그녀를 보지 못한다. 그날 밤을 같이 지내고 그녀의 영혼은 홀연히 떠난다. 그녀의 부모로부터 은주발과 몇 마지기의 논문서를 얻은 그는 그녀의 무덤에 찾아가서 장례를 지내주고 슬픔에 잠긴다. 이윽고 그는 토지와 가옥을 팔아 절간으로 가서 사흘 저녁 재를 올린다. 그러자 여인이 나타나 착한 업을 닦아 후일에 다시 만나자고 한다. 양생은 장가도 가지 않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약초를 캐면서 생을 살았는데, 그가 어디서 생을 마쳤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2.2. 「등목취유취경원기」
영가 땅에 등목이라는 노총각이 있었는데, 시재(詩才)가 뛰어났다. 어느 해 7월 보름, 과시(科試)를 보기 위해 임안으로 가서 그곳 산수(山水)를 구경하며 거닐다가 문득 취경원에 이르게 되었다. 이때는 송이 망한 지 이미 40년이나 흘러 취경원은 거의 폐허가 되었다. 등목이 서헌의 난간에 의지하여 쉬고 있자니 난데없는 미인이 시녀와 함께 들어오는데 마치 선녀와 같았다. 생이 숨을 죽이고 그 거동을 살피니, 미인은 ꡐ산천의 풍경은 옛날과 다름없되 세월은 무상함ꡑ을 슬퍼하면서 시를 읊었다. 생은 처음에 미인의 용모를 보고 연정을 금치 못하더니, 이 시구를 듣고 나서는 더욱 몸이 달아올라 이어서 시에 화답하였다.
미인은 놀라지 않고 조용히, 낭군이 여기 있음을 알고 찾아왔노라고 하였다. 생이 그 성명을 물으니, ꡐ송나라 때 궁인(宮人) 방화(芳華)로서 23세에 죽어 취경원 곁에 묻혔더니 오늘 낭군을 만나게 되었다.ꡑ고 하면서, 시녀에게 주과(酒果)를 가져오게 하였다. 밝은 달 아래 서로 담소하며 시가로 즐기다가 은하수(銀河水)가 기울어질 무렵 주석(酒席)을 거두고 손을 이끌며 서헌으로 나아가 하룻밤을 지내니 인간사와 다름이 없었다.
이리하여 며칠 밤을 미인과 정을 나누다가 생이 고향으로 돌아가려 할 때, 방화도 또한 따라가기를 원하므로 함께 고향에 돌아와 부부로서 지냈다. 이러저럭 3년이 흘러, 생이 향시(鄕試)에 응하러 가게 되었는데, 방화도 따라가겠다고 하며 ꡒ7월 보름날 취경원 서헌에서 만나자.ꡓ고 하였다. 그 말대로 세 사람이 서헌에 다시 모여 추억을 새로이 하던 중, 방화가 눈물을 흘리며, ꡒ이제는 낭군과의 연분이 다했으니 이별할 때가 되었다.ꡓ고 하면서, 옥지환을 빼어 생에게 주며 ꡐ뒷날 이것을 보고 옛 정을 잊지 말아 달라.ꡑ고 하며 떠나갔다. 생이 대성통곡하며 다음날 그녀의 묘를 찾아 글을 지어 조의를 표하였다. 고향에 돌아온 등목은 상배(喪妻의 높임말. 아내의 상고를 당함)한 사람같이 슬퍼하였다. 생은 그 후 종신(終身)토록 장가들지 않고 산중에 들어가 약초를 캐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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