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No 할 줄 아는 한 명으로 살아가는, 또는 상대가 내 진심을 오해하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옳다고 인지한 어떤 것에는 절대 굽힐 줄 모르는 신념, 생명의 소중함, 즉 삶의 원리 같은 거였다. 칠면조처럼 내 주위에 뭐가 있는지 내려다보려고 하지 않는, 어미는 죽은 자식을 안은 채 하염없이 걸어야 했고 온 밤 내내 그 시체들과 누웠다가 아침이 되면 일어나 그 주검을 다시 짊어지고 걸었다.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통해 좀 더 삶을 배우게 되었을 ‘작은 나무’는 겨우 아홉 살이 되었을 때 늘 의지가 되고 인생의 길잡이던 할아버지, 질병으로 체로키 인디언족의 약 1/3(4천 명)이 길 위에서 죽어갔다. 이 책에 나오는 ‘눈물의 여로’ 사건이 일어났던 시기는 19C, 지금으로부터 이 백 년도 채 되지 않은 사건이다.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레포트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2). 북미 인디언들 중 유일하게 스스로의 문자를 갖고 있었고 또한 그들의 독특한 정서는 감사를 기대하지 않고 사랑을 준다든가, 할머니가 주인공인 ‘작은 나무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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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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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의 자서전적 성향을 뛰고 있는 이 책은 문명에 의해 밀려나게 된 오래된 것들의 소중함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인디언은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고 사는 사람들의 대명사로서 그리고 기독교 및 백인은 권력만 휘두르는 괴물의 대명사로서 두 극이 대립하고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칠면조처럼 내 주위에 뭐가 있는지 내려다보려고 하지 않는, 그래서 항상 머리를 너무 꼿꼿하게 쳐들고 있는 바람에 많은 것을 놓치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반성도 일깨워 주는 책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주인공인 ‘작은 나무’에게 심어주고자 했던 것은 인간으로서 지녀야하는 근본, 생명의 소중함, 자연의 이치, 즉 삶의 원리 같은 거였다.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통해 좀 더 삶을 배우게 되었을 ‘작은 나무’는 겨우 아홉 살이 되었을 때 늘 의지가 되고 인생의 길잡이던 할아버지, 할머니마저 돌아가시게 된다. 또 함께 뛰어놀던 여러 마리의 개들 마지막으로 블루보이 까지 모두 떠나보낸 후 철저히 혼자가 된 그러나 ‘작은 나무’는 죽음을 너무나도 의젓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죽음에 대한 태도는 깨달음에 관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죽음은 육신의 소멸현상, 즉 모양이 바뀌는 육신의 변화이다. 이를테면 윌로 존이 소나무의 양분이 된다고 하는 믿음, 참나무의 몸이 변해서 버섯이 된다고 하는 그런 실재처럼 사람들 안에는 누구나 두 개의 마음이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몸의 마음은 육체가 소멸되면서 사라지지만, 죽어서도 사라지지 않는 영혼의 마음은 육체가 살아 있는 동안 잘 키우고 가꾸면 결국에는 더 이상 육신이 죽지 않는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육체의 죽음 이후 어떤 세계가 있다고 믿는 사상이 바로 종교이다. 아홉 살 밖에 되지 않은 ‘작은 나무’의 혼자 남은 삶을 지탱하게 해주었던 것이 무엇인가 돈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다. 오직 일상처럼 되어버려서 종교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바로 삶의 이치였다.
절에 가서만 교회에 가서만 경건한 사람이 아니라 매 순간 순간 누구를 만나던 진실함으로 대할 수 있는, 또는 상대가 내 진심을 오해하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옳다고 인지한 어떤 것에는 절대 굽힐 줄 모르는 신념, 99명이 Yes, 해도 No 할 줄 아는 한 명으로 살아가는, 어떻게 보면 험난한 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는 이것이 진정한 삶의 가치가 되어야 함을 ‘작은 나무’는 뼈 속 깊이 배우게 된다. 이 정신은 체로키 인디언 족들의 ‘눈물의 여로’ 사건이라 불리기도 하는 역사적 사건을 낳기도 했다.
체로키 인디언 족들은 미국 원주민 부족 중 가장 큰 집단으로 동남부 애팔래치아 산지에서 살고 있었다고 한다. 1600년 대(17C)부터 유럽 이민자들과 접촉하며 백인들의 문화를 받아들여서 학교와 도로, 교회 등을 건설하는 매우 문명화된 부족이었다. 이 책에 나오는 ‘눈물의 여로’ 사건이 일어났던 시기는 19C, 지금으로부터 이 백 년도 채 되지 않은 사건이다.
백인 이주민 국가인 ‘미합중국’의 강제 이주령에 의해 고향에서 2천km나 떨어진 머나 먼 오크라호마 주 허허벌판으로 그들은 쫓겨나게 되었다. 미국 기병대에 쫓겨 피눈물을 흘리며 떠난 사연을 미국역사에서는 ‘눈물의 길’ ‘눈물의 행로’ 라고도 한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눈물과 죽음의 길’이었다. 마차를 거부하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걸어서 이동하는 동안 추위와 굶주림, 질병으로 체로키 인디언족의 약 1/3(4천 명)이 길 위에서 죽어갔다. 남편은 죽은 아내를, 아들은 죽은 부모를, 어미는 죽은 자식을 안은 채 하염없이 걸어야 했고 온 밤 내내 그 시체들과 누웠다가 아침이 되면 일어나 그 주검을 다시 짊어지고 걸었다. 이 피눈물과 죽음의 강제 이주는 1838년에 시작해서 1893년 봄에 끝났다고 한다. 북미 인디언들 중 유일하게 스스로의 문자를 갖고 있었고 또한 그들의 독특한 정서는 감사를 기대하지 않고 사랑을 준다든가, 필요한 것 외에는 대지(땅)에서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 자연의 변화를 감지해서 씨 뿌리는 때를 아는 지혜, 타인을 배려하는 삶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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